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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이야기/재미있는 돈 이야기

지폐 인물[문화일보 - 오후 여담]

by 금빛화폐연구소 2006. 11. 13.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광씨는 현재 안중근의사숭모회 부이사 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기회 닿는 대로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안중근 의사(1879~1910)를 지폐 인물로 모시자고 제안한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안의사의 한없는 사랑을 되새기는 일이 요즘 특히 중요하다는 게 그의 소견이다. 나라마다 자기 나라 화폐(지폐와 동전)에 인물 초상을 넣는다. 정치인이 제일 많고 문화예술인이 그 다음이다.
특별히 존경을 받는 ‘보통 사람들’도 가끔 끼인다. 가급적 지폐 앞면에 인물 초상을 넣는 이유는 나라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소재로서는 다 른 무엇보다 인물이 적당하기 때문이다. 또 그 인물의 위엄과 업적이 지폐의 품위와 신뢰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실용적인 목적도 있다.
인물 초상은 얼굴마다 특징과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위·변조가 어렵다. 가급적 ‘섬세하게’ 수염을 그려넣는 이유 도 그 때문이다. (박구재 저 ‘세계화폐인물열전’에서) 우리 지폐에 들어간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세종대왕의 초상에도 수염이그려져 있다. 단, 유로화만은 인물 대신 ‘유럽의 열린 마음’을 상징하는 문과 창문이 새겨져 있지만. 며칠 전 영국 파운드화에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1723~1790)의 얼굴을 넣는 방침이 확정 발표됐다.

지난달말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애덤 스미스의 얼굴이 새겨진 20파운드짜리 새 지폐를 곧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그는 영국 화폐에 등장하는 첫 스코틀랜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옛 얘기? ? 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길항(拮抗)의 역사가 아직도 되새김질 당하는 느낌이다.
영국 파운드 지폐의 권종(券種)은 50·20·10·5 파운드 등 네가지다. 모든 권종의 앞면에는 1960년대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각각 다른 인물이 들어가 있다.
우리 돈 약 3만6000원에 해당하는 20파운드짜리 지폐에는 지금까지 전기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디(1791~1867)가 들어가 있었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라는 애덤 스미스는 평소 ‘레세 페르(laisser-faire)’ 즉 자유방임을 강조했다.
자유시장은 스스로 규제할 줄 알고 있으니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세계인의 보편적인 교과서가 된 이 가르침을 요즘 한국에선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마구 왜곡(歪曲)시키고 있다. 그래서 나라도, 경제도 어지럽다. 기초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너무 설친다. [[김성호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