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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뉴스/외국화폐 뉴스

전 국민이 ‘배곯는 백만장자’

by 금빛화폐연구소 2006. 5. 9.

전 국민이 ‘배곯는 백만장자’


모든 국민이 ‘백만장자’이면서도 빵 한 조각조차 사 먹기 힘든 나라. 한때 아프리카의 부국이었던 짐바브웨의 국민들이 살인적인 인플레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올해 짐바브웨의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1000%에 육박한다. 전쟁을 겪지 않은 나라로는 사상 최고치.

수도 하라레의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은 10달러를 현지 화폐로 교환하는 순간 백만장자가 된다. 미국 돈 1달러는 짐바브웨 화폐로 10만1000달러이다. 두루마리 화장지 한 롤은 15만짐바브웨달러(이하 동일), 빵 한 조각에 9만 달러, 닭고기 2㎏에 180만 달러이다. 물가는 날로 치솟아 1주일에 80%가 오른다. 수퍼마켓 계산대 앞에는 지폐가 가득 든 가방과 한 주먹의 식품을 손에 든 주민들이 줄 서 있다. 식당에서는 2인분 식사비 1400만 달러를 테이블에 산처럼 쌓아놓고 계산이 끝나기를 수십 분간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인플레의 뿌리에는 로버트 무가베(82) 대통령의 종신 집권 야욕이 숨어 있다. 2002년 무가베가 백인들의 토지를 몰수해 측근들에 배분한 이후, 농업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또 외국인 투자도 끊겼다. 그런데도 26년째 집권 중인 무가베는 “100세까지 집권하겠다”며, 군대와 경찰의 월급을 조달하기 위해 곧 60조 달러를 더 찍어낼 예정이다. 한 시민은 “우리는 시한폭탄 위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이 불만을 억누르기 어려운 때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조선일보 신정선기자]